쿠로츠키 2세가 아직 츳키 뱃속에 있을 때 파병 나갔다가 아이가 걷고 뛰고 제법 조숙하게 말하기 시작했을 때에야 돌아온 쿠로오.

그리고 츳키는 사고를 당해 누워있은지 어느새 1년째라던지





서로의 모습을 사진과 편지로밖에 본적이 없어 낯설어하고, 둘의 외로움을 위로해줄 츳키도 긴 잠을 자고있어서 누구보다 외로운 쿠로오와 아이. 

츳키가 잠든 병실에서 조금씩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트는걸 보고싶다



조근조근 서로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을 것 같다. 서로의 존재가 어색하니까. 2세는 츳키를 닮은 얌전하고 예쁜 딸인걸로. 이름은 호타루. 


"예쁘게 컸구나 호타루. 사진보다 더 예뻐." 

"아빠두요."


"그 이름은 네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정한거야. 꼭 그 이름으로 하자고 내가 우겼었거든."

"알아요. 매일 얘기해줬어요."

"츳키가?"

"네. 매일 쿠로오 아빠 이야기를 했어요."

하고 옆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겠지. 어색하니까 시선은 발끝만 향하고.



너무 멀어진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 서로 의식적으로라도 노력할 것 같다. 쿠로오는 이것저것 호타루가 좋아할만한걸 사다주고, 그럴 때마다 호타루는 자기가 좋아하는게 뭔지 하나하나 말해주고. 

그리고 호타루가 츳키와 하는 소꿉놀이를 굉장히 좋아했으면.



정전 기념 행사에 참여하느라 하루종일 자리를 비워야했던 쿠로오가, 말끔하게 차려입은 정복을 갈아입지도 않고 그대로 장난감 가게에 들러 소꿉놀이 세트를 한아름 사와서 호타루와 츳키가 있는 병실로 돌아오면 좋겠음. 

그리고 어색하게 그걸 호타루에게 내민다






그리고 이 사진처럼 소꿉놀이를 시작할것. 아이와 처음 놀아보는 쿠로오는 어쩐지 잔뜩 긴장한 상태인데










"제가 츳키 아빠 역할을 할게요."

"나는?"

"호타루가 되어주세요."


그렇게 둘은 세상에서 가장 어색하고 긴장되고 조용한 소꿉놀이를 시작한다




호타루가 "자. 골고루 먹어야해 호타루."하고 음식을 내어주면, 쿠로오는 이제껏 보아왔던 호타루를 떠올리며 어색하게 아이를 연기했다. 



"그건 쿠로오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야."

"..."

"일주일에 두세번씩은 꼭 먹자고 졸랐지."


그리고 호타루는 장난감 젓가락을 서툴게 들어 모형 생선을 쿡쿡 눌렀다. 



"난 사실 별로 안좋아해. 살 바르기가 너무 어려웠거든. 그래서 아빠가 매일같이 생선 살을 발라서 밥 위에 얹어줬어."


쿠로오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호타루를 바라보았다.




"이젠 나도 제법 잘 발라.쿠로오 아빠가 오면 내가 밥 위에 얹어줄테니까,그땐 호타루가 잘 말해줘야해.아빠가 많이 연습했다고."



호타루는 젓가락을 들어 쿠로오의 접시를 톡톡 두들겼다. 생선 살을 얹어주는 것처럼. 



쿠로오는 한참 고개를 들지 못했다.


"울지마 호타루.."

호타루가 된 쿠로오에게 호타루가 말을 건냈다. 


"이리와. 착하지."

호타루가 작은 팔로 쿠로오를 꼭 안아주며 머리를 살살 쓸어주었다. 츠키시마가 우울해 할 때마다 쿠로오가 달래주던 그 모습과 똑같이. 



쿠로오는 아이처럼 울었다








그 어색한 소꿉놀이 이후로 둘의 사이가 눈에띄게 가까워졌음 좋겠다. 이전까지는 모두가 둘이 부녀사이인걸 의심할 정도로 어색했었는데, 이제는 제법 초보 아빠와 조숙한 딸 관계처럼 보였다.


쿠로오가 사오는 선물도 점점 호타루의 취향에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함께 손을 잡고 병원 주변을 걷기도 했다.

호타루는 쿠로오의 품에 안겨 낮잠을 자거나,반찬으로 나온 당근이 먹기 싫다며 투정을 부릴 줄도 알게 되었다. 삭막했던 병실에 점점 온기가 돌았다.


호타루는 나이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얌전하고, 조숙했다. 두 보호자의 공백이 아이를 너무 빨리 크게 만들었다. 쿠로오는 아이가 가끔 반찬 투정을 할 때 외에는 아이가 우는 모습도, 떼를 쓰는 모습도 본 적이 없었다. 되려 많은 순간 아이에게 위로를 받았다.


아이와 아버지는 집보다 병실에 있는 시간이 훨씬 긴 매일을 함께 보냈다. 서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놀다가 지치면, 쿠로오는 호타루를 품에 안고 츳키가 누워있는 침대 옆 의자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들곤 했다.





그날도. 쿠로오가 잠든 호타루를 품에 안고 불편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잠들어 힘이 풀려있는 쿠로오의 손등을, 조금 거친 손가락이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 낯선 감촉에 쿠로오가 눈을 떴다.




"왜 그렇게 자고 있어요.."




너무나도 듣고싶었던 그 목소리



"츳키..."

"잘 다녀왔어요?"

"츳키..."



쿠로오의 울음섞인 목소리에 호타루가 놀라 잠에서 깼고, 계속 감겨있어 보지 못했던 아빠의 눈동자를 마주보았다. 

그때 처음, 호타루는 아이처럼 엉엉, 한참을 울었다. 두 아빠의 품에 안겨서.







결혼했는데 아직도 호칭이 쿠로오/츳키 인거 너무 설정붕괴였나 싶다가.. 

둘이 결혼할 땐 이미 쿠로오의 파병이 점쳐질 시기라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던거면 어떨까. 

자기가 무사히 돌아오면 그때 내 성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던 쿠로오.



파병 기간이 그렇게 길어질 줄은 둘 다 몰랐고, 쿠로오가 없을 때 태어난 호타루는 츠키시마의 성을 따라 '츠키시마 호타루'가 되었다. 츠키시마가 깨어나 퇴원할 무렵, 호타루와 쿠로오도 딸바보 아빠와 애교많은 외동딸 관계로 발전.


츳키가 퇴원하는 그 길 그대로 함께 동사무소로 가 혼인신고를 했고, 모두 '쿠로오'의 성을 갖게 된다는 결말로..





출처: http://jingjinglim.tistory.com/20 [임징징이 의식 저장소]

2016년 12월 21일 티스토리 업로드_포스타입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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