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오와 헤어지고 나서 거식증 걸리고 진짜 물도 제대로 못먹어서 비쩍 말라버린 츳키,, 보고싶어. 결국 쓰러진걸 걱정돼서 찾아온 야마구치가 놀래서 병원에 보내고, 간신히 링겔 맞으면서 정신 되찾는거,,


깨어나서도 반 시체처럼 그냥 고개 푹 숙이고 멍하니 앉아만 있는 츳키,, 곧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질 것처럼 현실감 없눈거.  그렇게 멍하니 앉아있는데, 병실 문을 거칠게 열고 짜증섞인 표정의 쿠로오가 들이닥치는거 보고싶다..


츳키는 이제 자기가 헛것을 보나 싶어서 멍하니 쿠로오쪽만 바라보는데, 쿠로오가 짜증이 가득 담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면 그제야 현실감을 느끼고 동공이 커지는 거. 그리고 제 꼴을 그때서야 자각하고 만다. 푸석하게 죽어있는 자기 몰골을.


쿠로오가 한숨 팍 쉬고 "나한테 대체 어쩌라고 이래?" 하고 툭 내뱉으면 천천히 고개를 들고 다시 "미안해요." 하고 포기하듯 대뱉는 츳키,,




츳키의 상태가 너무 걱정됐던 야마구치나 아카아시가 쿠로오한테 연락했던거면 좋겠네. 애가 진짜 죽을 것 같으니까 힘들겠지만 가서 상태 한 번만 봐달라고. 아직 헤어질 때의 감정 골이 남아있는 상태긴 하지만, 그래도 애 상태가 말이 아니라니까 쿠로오도 오긴 왔는데, 대체 뭘 어쩌라는건지 모르겠고. 이 상황이 짜증나고 하니 츳키한테 하는 말투가 전부 툭툭 뱉어내듯 차갑고. 츳키한텐 그게 다시 상처고.  어쨌건 애는 죽일 수 없으니까.쌀도 하나하나 갈아서 묽은 미음 싸와서 침대 테이블에 차려주는 쿠로오.


"힘들겠지만, 조금씩 넘겨봐. 뭐라도 먹어야할 것 아니야. 평소에도 제대로 못먹었으면서." 


짜증나는 말투지만 그래도 그 안에 걱정도 묻어있고. 조심스럽게 뚜껑 열고 숟가락 들어서 떨리는 손으로 먹는 츳키,, 보구싶네. 잠깐 지켜보던 쿠로오가 가까이 다가와서 냅킨으로 입가 닦아주고 숟가락 건내받아서 떠먹여주고.. 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사귈 땐 워낙에 다정했던 사람이라 그 습관 어디 안가서 손길은 다정하기만 하고.  


"또 올게. 아프지마." 


생각보다 잘 받아먹는 츳키였으니, 그래도 이정도는 괜찮은가보다 싶어서 잠시 츳키 상태 지켜보다 병실 나가는 쿠로오. 원인이 자기인 것 같다고 하니까, 저가 먹여주면 괜찮은가 싶어서 다음날 같은 시간에 오기로 약속하고. 츳키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이면서 배웅하고.




쿠로오가 병실을 나간지 한 5분정도 흘렀을 때, 거의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듯 내려와 화장실로 뛰어가선 죄다 토해버리는 츳키 보구싶다.. 먹은건 다 토하고 쏟을 것도 없어서 꺽꺽대는 지경까지 괴롭게 토해내다가 주저앉아서 우는 츳키요,,



이른 오후쯤 매번 쿠로오가 찾아오는데, 그때마다 쿠로오가 주는건 얌전히 잘 받아먹고 쿠로오가 나가서야 죄 토하는 츳키 보구싶다.. 쿠로오도 처음엔 애가 나아지려나 싶었다가, 애가 상태가 더 안좋아지니까 이상하다 싶을거고.


둘 사이에 대화는 거의 없었겠지. 그러다 어느날은 쿠로오가 죽 다 먹이고 병원을 나섰다가, 두고온 물건이 생각나 다시 병실로 향했는데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뛰어가는 츳키를 봐버리면 좋겠다. 쿠로오도 놀라서 뒤따라갔더니, 화장실 칸의 문을 잠구지도 못하고 주저앉아서 토하고 괴로워하는 츳키를 봐버렸으면.. 스스로도 힘든지 게워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입을 막고 참으려고 애쓰는데, 그럴 때마다 가슴이 더 크게 요동치면서 거의 고꾸라지듯 다 쏟아내는 츳키.




쿠로오는 그 위태로워보이는 뒷모습을 보면서 떠올리겠지. 아. 그러고보면 우리가 한창 사귈 때에도, 저가 힘든 것은 바득바득 숨기고 내색하지 않으려던 남자였다. 쿠로오는 그게 되레 서운해서 이 문제로 몇번이고 싸웠었고. 결국 헤어진 것도 비슷한 문제때문 아니었나? 그때는 자기가 그렇게 의지가 안되나, 못미덥나, 갑갑하기만 했는데. 지금 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타깝고 속상한거. 사실 자기가 곁에서 사라졌단 사실 하나만으로도 완전히 무너질 정도로 약한 사람인데. 자기가 약하단걸 들키기 싫었나 싶고. 


쿠로오는 변기를 부여잡고 콜록거리며 울고 있는 츳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부드럽게 등을 끌어안는다. 놀랐는지 움츠러들고 뻣뻣하게 굳어버린 몸을 다독여주는 쿠로오.  


"널 어떡하면 좋냐. 미치겠다 정말로."


그럼 또 작게 미안하다고 중얼거리는 츳키. 쿠로오는 츳키의 몸을 일으켜서 입가를 닦아주고, 다시 병실로 데려와 눕힌다. 간호사에게 말해서 새 환자복을 받아와 갈아입으라고 넣어주고. 목언저리와 이마에 맺힌 땀도 닦아주고.


그날부터 쿠로오가 병실에 머무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면 좋겠다. 하루종일 있을 수는 없지만, 목넘기기 편한 음식이나 무른 과일같은걸 싸와서 조금씩 먹이고. 뱉어내고 싶거나 하면 참지 말고 뱉어도 괜찮다고 등도 살살 쓸어주면서 쫌씩 대화도 하고 그런거.




천천히, 헤어졌을 때의 이야기, 헤어지고 나서의 이야기를 꺼내는 쿠로오. 츳키는 여전히 '미안해요'외의 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그저 쿠로오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인 일방적인 대화. 그래도 츳키는 가만히 그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고.



쿠로오 역시도 헤어지고나서 생각이 많아지고 유독 신경이 날카로워졌을 것 같음. 주위에서도 쿠로오를 잠시 기피할 정도로 날이 서있는 상태였다던지. 매일같이 끌어넘치는 이유없는 짜증에 방황하다가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학교도 중도휴학 하고 말았고.


그쯤에 츳키가 다죽어간다는 연락을 받았다. 당연히 짜증부터 났겠지. 뭘 다죽어가. 나보고 어쩌라고. 난 뭐 잘 살고 있는 줄 아나? 내가 본인때문에 힘든 것보다 지가 나때문에 힘든게 더 크다 시위하는거야?


이런 원망보다도 더 쿠로오를 짜증나게 했던건, '그래서 나는 왜 힘든건데.' 였을 것. 사실 쿠로오가 츳키와 헤어지고나서 아무렇지 않았다면 그 연락에도 "힘들겠네. 잘 챙겨줘. 안부 전해주고. 아마 날 안보는게 더 나을거야" 하고 매정하게 굴 수 있었을텐데 그러질 못했겠지. 뭐야. 미련인가? 그건 쿠로오가 저 자신에게 너무나 화가 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찾아온거겠지. 빈손으로 가긴 뭐하단 핑계로 굳이 미음까지 쒀서 챙겨가면서.



와봤더니 생각보다 츳키의 상태는 심각했다. 원래도 마르긴 했지만 볼살은 제법 통통했고, 생기가 없다는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침대 위에 앉아있는 츳키는 곧 사라져버릴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겠지.


그순간 왠지모르게 덜컥 겁이 나서, 그리고 겁이 났다는 저 자신에게 짜증나서 츳키에게 더 차갑게 말을 뱉었다. 그치만 정말로 애가 완전히 없어져버릴까봐 박차고 나가지도 못하고 가만히 먹는걸 지켜보고, 먹여주고, 다시 오겠다는 말까지 하고. 다시 오고.


그랬다는 이야기들. 헤어지고 나선 정말 하루하루 너무 짜증이 나고 화가 나고 모든게 다 원망스러웠는데. 그런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면 사실 그 짜증이랑 원망은 전부 츳키나 그 주변의 것들이 아니라 저 자신을 향한 것이었나보다고. 덤덤히 말하는 쿠로오.



츳키는 아까부터 한숟갈도 뜨지 못하고 쿠로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쿠로오는 그저 허공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잇다가, 츳키를 돌아본다.  


"그래도. 말 안하고 너 혼자 버티고만 있는건 짜증나는게 맞아. 비참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으니까."


네가 나에게 기대질 못하는데 내가 어떻게 너에게 기댈 수 있겠냐고. 그러니까 참지 말아달라고. 힘들다 말하기가 어려우면 숨기지만 말아달라고. 나름대로 눈치는 있는 편이니까 알아차려주겠다고. 츳키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하는 쿠로오.


"지금도 봐.헤어져서 끝장까지 본 사이에 더 나빠질게 뭐있다고 망설여.그냥 투정을 부려.못먹겠다고 그릇이라도 쳐내고. 참지 말고." 


그러면 도와주고싶어도 모르잖아.똑똑하면서 왜 이런건 미련하게 구냐. 그렇게 말하는 쿠로오의 말엔 안타까움이 묻어있다.


"천천히, 다시 해보자. 재촉하지 않고 여기 있을게. 기댈 수 있게." 


어느새 눈물을 툭툭 흘리고 있는 츳키의 머리를  쿠로오는 가만히 쓸어주었다. 미안하다고 하지마. 내가 미안해.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끅끅 우는 츳키를 가만히 안아준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져가는거 보고싶다. 여전히 츳키는 음식을 넘기기 어려워했고, 이따금 헛구역질을 하거나 심지어는 달려와 입을 감싸준 쿠로오의 손에 토해버린 적도 있지만 그래도 전보단 조금씩 음식을 넘길 수 있게 되었고. 쿠로오 역시도 츳키 옆에서 조금씩 긴장을 풀고 자기 얘기를 좀 더 시시콜콜, 전처럼 유쾌하고 부드럽게 늘어놓을 수 있게 되고.  


"괜찮아지면, 전에 갔던 카페 다시 가보자. 새로운 메뉴 나왔다던데 궁금하더라고."


어차피 자신은 케이크를 잘 먹지 않으니, 츳키와 마지막으로 간 이후 한 번도 가질 않아서 신메뉴 맛이 어떤지 궁금하다고. 대신 먹어보고 알려달라는 쿠로오. 


"대신 먹으면 무슨 소용이에요." 다시 조금 퉁명스럽게 대답을 건내오는 츳키


"넌 괜찮은 케이크 먹으면 눈빛부터 달라지니까. 아 대충 여긴 평타구나, 별로구나, 대박이구나 정도는 금방 알아." 


빙글빙글 웃으며 놀리는 쿠로오를 보며 츳키는 불만스러운 듯 숟가락을 들어 입에 넣는다. 

목으로 넘어가는 음식의 질감이 오늘은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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