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츠키 | 피터팬 AU |  A5 | 무선제본 | 약 90P 내외

후크선장 쿠로오 X 피터 팬 츠키시마



퇴고 전 샘플입니다. 본문은 공개된 샘플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거아키 (작은거인x아키테루) 요소가 있는 언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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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팬. 

그것은 해적으로부터 네버랜드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수호자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피터 팬에겐 그림자가 없다. 네버랜드를 지키는 숭고한 임무를 맡은 이들은 그 대가로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능력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런 이들에게 그림자란 땅에 속박되어 있다는 증거이므로, 피터 팬으로 선발된 아이들은 그림자를 떼어 상자 안에 담아 단단히 걸어 잠그고 네버랜드 한가운데에 있는 시커먼 구덩이 속으로 던져 넣는다. 그 그림자를 받아 관리하는 자들을 이들은 예부터 ‘웬디’라고 불러왔다.


아이들만 존재하는 이 섬에서 어른이란 허락받을 수 없는 존재. 

특히 네버랜드의 수호를 담보로 하늘을 나는 힘, 어디서든 제멋대로 굴 수 있는 자유를 손에 넣은 피터 팬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금기된 일이다. 

이에 어른이 된 피터 팬은 그 지위를 박탈당하고, 질서를 흩뜨린 죄로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추방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전례는 없었으므로, 그 누구도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








“용케 여기까지 들어왔네?”

“바보들 사이에서 이거야 일도 아니니까.”


녹색 옷을 입은 소년은 선장실의 창가에 거만하게 걸터앉아 발끝을 까딱까딱 흔들었다. 얼굴 한가득 조소를 담고 가볍게 목을 까딱이며 인사를 건넨 그는 창밖으로 쏟아져 들어온 달빛에 솜털이 비칠 정도로 앳된 얼굴을 하고 있다. 예의 바른 말투. 그러나 그 어조와 내용은 사람의 성미를 건드리기 충분할 정도로 조롱을 가득 담고 있어 그가 눈앞의 해적, 그것도 그 해적의 우두머리 격인 선장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면 허세이거나.


“어린아이는 벌써 잠들었어야 할 시간 아니야?”


뜻밖에 찾아온 손님에게 잠시 놀란 것 같던 선장도, 이내 여유 있게 웃으며 한밤중의 손님을 맞이했다. 아주 정중하고 신사적인 손짓으로, 아마도 손님 접대용으로 쓰이고 있을 1인용 소파를 권했다. 그러나 어린 손님은 불만스럽다는 얼굴로 그의 행동을 지켜보더니, 이내 고개를 휙 돌리며 거절한다. 자신의 도발이 전혀 소용이 없는 것이 내심 불만스러운 듯했다. 젊은 선장은 어깨를 한차례 으쓱거리더니, 소파를 끌어 창가 쪽으로 향한 후 그곳에 걸터앉았다. 잠시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던 어린 손님은 다시 만면에 자신만만한 표정을 가득 채우곤, 다리를 꼬고 거만하게 앉아 선장을 내려다보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 쪽에게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

“그 쪽이라니, 어른에겐 예의를 갖춰야지. 착한 아이에겐 기본이잖아.”

“어린애 취급하지 마.”

“어린애 맞잖아. 너희는 영원히 어린 아이로 살아가니까.”

“... 그럼 표현을 바꾸지. 얕잡아 보지 마.”

“뭐, 좋아. 그러면 너도 예의를 갖춰. 어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말이야.”

“뭐라고 불리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처럼 후크라고 부르면 되나?”

“... 쿠로오라고 불러. 내 이름이니까.”


자신을 쿠로오라고 소개한 선장은 못마땅한 듯 팔짱을 끼고 소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일종의 기 싸움이다. 피터 팬과 해적의, 일상적으로 싸움을 반복하는 적 사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쿠로오가 처음으로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는 듯 의기양양한 얼굴을 한다.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표정을 보여주는 어린아이. 온통 녹색으로 물든 옷을 입고 있는 그 소년에게, 쿠로오는 이름을 요구했다. 상대가 이름을 알려주었다면, 자신의 이름도 알려주는 것이 ‘예의’라면서.


“츠키시마.”


소년의 입에서 쏟아진 짧은 이름. 그 이름에 쿠로오는 눈에 띄게 몸을 움찔 떨더니, 이내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소년은 곧 이겼다는 듯한 희열 가득한 미소를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내 보였다.


“모른다곤 하지 않겠지? 당신 손목을 그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잖아.”


츠키시마의 시선은 쿠로오의 왼쪽 손목으로 향했다. 본디 손이 있어야 할 자리엔 손 대신 차가운 금속 갈고리가 달려있다. 그래서 붙여진 모욕적인 별명. 미스터 후크.


“그렇군. 너는 동생 쪽인가?”

“그래. 츠키시마 케이. 당신 손목을 날린 츠키시마 아키테루의 동생이야.”

“안 닮아서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눈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안경 쓰고 있어서 몰랐지.”


그래서, 용건은? 쿠로오는 이전보다 다소 건조해진 목소리로 츠키시마에게 물었다. 어조는 여전히 가벼웠고 입꼬리 역시 기분 좋게 올라가 있었지만, 소년을 바라보는 눈만은 날카롭게 빛났다. 소년은 그 눈빛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성공적인 도발에 만족스럽다는 얼굴을 보일 뿐이다. 그러나 곧, 진지하고 침착한 얼굴로 되물었다.



“어른이 되는 법, 알고 있어?”






* * *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 * * 






“어른이 되는 법?”

“당신은 어른이니까. 뭔가 알고 있겠다 싶어서.”

“그런 거 없어. 이런 건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되는 법이라고.”


쿠로오는 우습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저런 고민부터가 그가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신기한가 보네. 어른이라는 거. 뭐, 네버랜드에는 모두 성인이 되지 못하는 아이들로만 가득하다고 들었으니 그럴 만도 한가. 그들이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어른이라면 그들과 대치하고 있는 해적뿐일 터. 그렇다면 호기심보다는 오히려 반감이 들어야 맞지 않나? 실제로 이제까지 보아왔던 피터 팬들은 대부분 해적을 비롯한 어른 자체를 혐오하는 것처럼 보였다.


뭐. 한 명 빼고.


츠키시마 역시 쿠로오가 자신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의젓하고 머리도 꽤 영리해 보이지만, 그래 봤자 감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어린아이일 뿐이다. 의외로 표정도 다양하고, 귀엽네. 쿠로오는 귀엽다는 듯, 다시 한차례 낮게 웃었다.


“게다가 그거 금기잖아?”


쿠로오는 턱을 괴고 묘한 표정으로 츠키시마를 바라보았다. 네버랜드에 사는 자, 특히 영지를 수호하는 피터 팬에게 어른이란 금기된 존재. 어른이 되는 법을 궁금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처벌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주제에 겁도 없이 적의 소굴에 제 발로 걸어 들어왔나? 그것도 혼자서. 기가 막혀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며칠 동안 주변을 얼쩡거리며 동태를 살피는 모습이 제 나름대로 신중해지려는 것처럼 보였는데, 의외로 대담한 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쿠로오가 생각하는 만큼 영리한 편은 아니라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꽤 우습게 보이고 있거나.


“해적인 당신과는 상관없는 얘기야. 그건 우리만의 규율일 뿐이니까.”


저런. 후자였나. 그는 아마, 적인 쿠로오에게 금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봤자 네버랜드의 다른 이들의 귀에 들어갈 리 없으니 오히려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쿠로오가 ‘너희들 중에 어른이 되려 하는 피터 팬이 있다더라.’고 떠들어봤자 피터 팬들은 믿지도 않을 것이며, 해적 내부에 그런 소문이 퍼져봤자 흔한 가십 그 이상도 이하도 되지 못할 것이다. 애초에 해적 역시도 딱히 피터 팬이라든가 네버랜드의 속사정에 딱히 큰 관심도 없고. 쿠로오 역시 여기저기 소문을 내는 귀찮은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눈앞의 이 당돌한 애송이에게 흥미가 생겼을 뿐.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피터 팬이나, 피터 팬에게 관심을 보이는 해적이나. 이상하긴 마찬가지인가.


그는 어른이 되는 법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았지만, 그의 태도는 이미 쿠로오가 어른이 되는 법을 알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글쎄. 모른다니까? 쿠로오의 말대로 네버랜드에 살지 않는 인간은 그저 평범하게, 시간이 지나면 몸이 자라고, 나이를 먹는다.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겨 살다 수명이 다 되면 흙으로 돌아갈 뿐. 몸도 자라지 않고 어린아이로 영생하는 피터 팬과는 다르다. 게다가 그들과 대적 중인 해적들이, 본인들도 모르는 어른이 되는 방법 따윈 알 리도 없거니와 그런 사례가 있단 이야기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다.



아니. 한 명 있나.


한 명 있다. 어른이 된 피터 팬. 얘기를 들은 적은 없지만, 직접 보았으니까. 눈앞의 아이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쿠로오에게 찾아온 것이리라.


“그래. 본 적은 있지. 어른이 된...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림자가 생긴 피터 팬을 말이야.”


쿠로오는 눈앞의 아이를 노골적으로 훑어보았다. 시선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마치 평가하듯이. 츠키시마 케이는 다른 피터 팬 무리보다 키가 조금 큰 편이었다. 마른 몸, 성인보다야 한참 작지만 그래도 꽤나 큰 편인 키, 부드러워 보이는 짧고 곱실거리는 금발, 완고해 보이는 검은 테의 안경. 눈에 띄는 편이라면 띄는 편인데도 본 적이 없는 것을 보니, 전투에는 (전투라기보단, 해적에겐 그저 지루하고 귀찮은 업무일 뿐이고, 피터 팬에겐 그저 짓궂은 놀이에 불과한)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어린애는 딱히 취향이 아닌데. 예쁘장하게 생겼으니 어른이 되면 좀 다르려나? 뭐, 정말 이런 것으로 되는지도 궁금하고.


“본 적 있어. 츠키시마 아키테루의 그림자를 말이야.”


너희에겐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이 곧 어른이 된다는 의미잖아? 츠키시마는 아키테루의 이름을 듣자 침을 꿀꺽 삼키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눈에 띄게 관심을 보여 왔다. 역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영락없는 어린아이다. 그래. 피차 지루하고 새로울 것 없는 일상에 이 정도 일탈이라면 꽤 흥미로운 것 아닌가. 육아에 취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육아의 방식이 독특하다면 생각해볼 만하다. 쿠로오 역시도 자신이 짐작하는 그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어른이 되는 피터 팬. 그들로서는 최대의 금기를 범하는 것. 그 장난에 깊게 관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런 손해도 없이, 즐길 수 있는 건 다 즐겨가면서 말이지.


“좋아. 도와줄게. 내 입장에선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으니까.”


쿠로오는 잠시 눈을 감고 그때의 일을 회상했다. 쿠로오가 선장의 자리에 오르기 전, 츠키시마 아키테루의 그림자를 본 그날의 이야기. 딱히 길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이야기다.





* * *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 * *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건데?”


그건 당신의 손목 얘기잖아. 난 그걸 듣고 싶은 게 아니야. 츠키시마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창가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항의했다.


“말했잖아. 선장과 네 형이 입을 맞추고 있었다던가, 옷이 흐트러진 것도 봤다니까. 아. 어린 애가 이해하기엔 좀 어려운 이야기였나.”

“그러니까 어린 애라고 하지 말란 말이야.”


여전히 투덜대는 츠키시마에게 쿠로오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쿠로오는 손을 살랑살랑 흔들어 그를 불렀다.


“도와줄게. 짐작 가는 방법도 있고,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그럼, 돕기로 했으니 낯가리지 말고 내려와. 거기 그러고만 있으면 시작도 안 되잖아. 유혹하듯 달고 부드러운 목소리. 쿠로오는 다시 한번 손짓으로 츠키시마를 불렀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머뭇거리며 창가에서 떠나려 하지 않는다. 마음껏 비웃어가며 허세를 부렸지만, 본래 경계심이 무척 심한 편인 것 같았다. 작은 길고양이 같은 아이. 쿠로오는 작게 웃으며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럼, 내가 그쪽으로 갈게. 바로 뒤가 창문이고 넌 날 수 있으니까 언제든 도망칠 수 있을 거야. 그럼 됐지?”

“... 도와준다는 건 고맙지만, 왜 그렇게 순순히 도와준다는 거야? 얻는 것도 없으면서.”

“얻는 게 왜 없어. 마침 지루했는데 재미있고 잘됐지. 피터 팬이 어른이 된다는데 나도 궁금하고 말이야.”

“... 그 방법이란 거, 확실한 거야?”

“확실한지는 모르지만, 가능성은 꽤 높지.”


쿠로오는 천천히 츠키시마가 앉아있는 창가로 다가와 차가운 갈고리로 츠키시마의 한 손을 들어 올렸다. 즐거운 듯, 그리고 빈정거리는 듯한 웃음을 띠고 츠키시마의 눈을 바라본다. 노란빛의 날카로운 눈빛. 입은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그 눈만큼은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어서, 츠키시마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작게 목울대를 울렸다.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남자를 건드린 것일지도 모른다.


“대신, 몇 가지 약속을 하자고. 이건 서로 협조해야 하는 문제니까.”

“뭐, 좋아. 말해봐.”

“첫째. 일단 그 건방진 입부터 어떻게 좀 해봐.”

“어떻게?”

“나보다 한참 어린 주제에 이렇게 따박따박 맞먹으려 드는 거. 예의도 갖출 줄 모르는 애송이는 도와주기 싫잖아.”


쿠로오는 짓궂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츠키시마의 입술을 톡톡 건드렸다. 어른에겐 예의를 갖춰야지. 그렇지? 능글능글 웃는 그의 얼굴은 츠키시마의 말투에 불만이 있다기보단 단순히 놀리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걸 걸고넘어진다면 츠키시마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협조하는 수밖에. 츠키시마는 입을 삐죽 내밀며 네- 하고 늘어지는 말투로 대답했다. 불만 가득한, 빈정대는 말투였다. 기분 나쁘게 하려는 의도였는데, 쿠로오가 오히려 이겼다는 듯 크게 웃는 바람에 기분이 더 언짢아진 것은 오히려 츠키시마 쪽이었다.


“좋아. 앞으로도 주의하라고. 몇 번 실수하는 정도는 봐주겠지만. 자 그럼...”


쿠로오는 갈고리로 들어 올렸던 츠키시마의 손을 오른손으로 정중하게 잡고는 드 손등 위로 천천히 입을 맞추었다. 입술을 부드럽게 눌렀다 떼는 그 몸동작에선 제법 기품이 느껴져, 입술이 맞닿은 그 자리에서 열꽃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괜히 낯간지러워진 분위기에 츠키시마는 발만 꼼지락대며 쿠로오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이건 도와주겠다는, 일종의 동맹 서약이야. 네가 어른이 되는 금기를 저지르는 것을 도와줄 테니까, 너도 내 금기에 대해선 입 다물어야 해.”

“어떤 금기? 해적이 피터 팬과 대화한다는 거?”

“그래. 그리고 이런 짓을 한다는 것.”


쿠로오는 잡고 있던 츠키시마의 손을 끌어당겨 그대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놀란 츠키시마가 미처 눈을 감지도 못하고 당황하자, 마찬가지로 눈을 감지 않은 채 그를 매섭게 바라보던 쿠로오의 눈이 재미있다는 듯 휘어졌다.


“뭐, 뭐 하는 건, 뭐하는 건데요?”


당황한 츠키시마가 쿠로오를 밀쳐내며 따졌다. 저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올 뻔한 것을, 다른 해적에게 이 상황을 들키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가까스로 목소리를 억눌러가며 참아냈다. 다시 다가오는 쿠로오의 몸을 강하게 밀어내려 했으나, 이번엔 그가 손목을 낚아채는 것이 더 빨랐다.


“어른이 되고 싶다며. 네 형은 이 전 선장과 어른의 장난을 즐겼던 모양이니까. 내 생각이 맞는다면 그게 도움이 될 거야.”

“어른의 장난?”

“그래. 어린애한텐 부담스러울 테니까 하나씩 천천히 해보자고.”

“뭔데 그게?”

“이런 거랑 이런 것보다 더한 것?”


쿠로오는 다시 츠키시마의 입술에 입을 포갰다. 이번엔 조금 더 길게, 입술을 꾹 눌러가면서. 바짝 긴장한 츠키시마가 눈을 질끈 감고 온몸을 뻣뻣하게 굳히자 천천히 입술을 떼며 그의 아랫입술을 혀로 느리게 훑었다. 어느새 츠키시마의 가는 손목을 놓은 쿠로오의 손이 츠키시마의 등 뒤로 미끄러져 농염하게 그 등을 쓸어내렸다. 츠키시마가 몸을 파드득 떨며 손목을 뿌리치자 이번엔 순순히 몸을 떼며 바로 뒤로 물러난다.


츠키시마는 쿠로오가 뒤로 물러나자마자 바로 창밖으로 날아오르며 도망쳤다. 쏜살같이 날아오르는 츠키시마의 등 뒤로, 허리까지 접어가며 끅끅 웃어대는 쿠로오의 큰 웃음소리가 울렸다.


“할 생각이 있으면 이 시간에 다시 찾아와!”


츠키시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밤바다 너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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